작가 : 황안나
애 낳을 때 누가 옆에 있다고 안아프고, 죽을 때 누가 같이 있다고 도와줄 수 있냐?
혼자 있다 죽으면 더 바랄 게 없지.
남에게 그리 베풀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난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산다.
그들을 통해 베풀고 사는 일이 뭔지를 더 배우라는 뜻이겠지.
삶을 커닝할 수 있게 좋은 친구들을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누군가를 의심하고 미워하고 원망한다면 그 시간만큼 나는 허송세월하고 있는 것이리라.
누구보다도 나를 위해서 털어버려야 한다.
수행자들의 모임에는 도력이 높은 사람이 주로 요리를 담당한다고 한다.
그것은 먹는 것에 담기는 것이 재료가 지닌 영양가나 맛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라리라.
요리를 하는 사람이 어떤 마음, 어떤 기운을 담았는지는 상당히 중요하다. 그설은 먹는 사람의 몸뿐아니라 심성에도 영향을 미칠 테니까.
열심히 일하여 빵을 두 개 가졌다면, 한 개를 남에게 주어버리고 그 빈손으로 수선화를 받아라.
사람에겐 튼튼한 경제 기반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고고한 정신이 있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리라.
인도에서는 죽어서 가져갈 수 있는 것만을 재산으로 여긴다고 한다.
'죽어서 가져갈 수 있는 것만을 재산으로 여기기'는 무엇을 채우고 살 것인가, 무엇을 행복의 기준으로 삼을 것인 가, 무엇을 누리며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좋은 기준이 되어준다.
이현주 목사님 책[지금도 쓸쓸하냐] 제 친구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지요?
"너는 죽어가고 있지 않느냐?"
오늘은 언제나 내 남은 인생의 첫 날.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어떤 면에선 참 고마운 일이다.
내가 마음먹은 대로 재깍 실행이 된다면 인내하는 마음도, 이루어졌을 때 감사하는 마음도 갖기 힘들 테니까.
값을 매기는 일은 모든 피조물 중에 오로지 인간만이 하는 짓이다.
꽃들은 자기가 장미라고 해서 다 비싸다고 우기지 않고, 민들레라고 해서 기죽지도 않는데, 그것에도 값을 매기는 것은 인간뿐이다.
그리고 나면 나중엔 그 값이 그것의 가치인 양 되어버리는 세상이다.
이제 끝낸거다. 목표만큼!
그러나 끝이 어디 있으랴,
길 끝나는 곳에 또 길이 있는 것을.
나는 이제 또다시 배낭을 꾸리리라.
피하지 않고 빈들에 나를 세워두고 맘껏 흔들리며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남들은 나더러 늦었다고 말하지만 뭐가 늦었단 말인가! 나는 지금이 좋다.
나를 얽매게 하는 게 없고, 거칠 게 없는 나이, 어딜 가서 혼자 머물러도 좋은 나이, 아무 옷이나 편하게 걸쳐도 좋은 나이, 아무도 경계하지 않는 나이, 그래서 더 없이 편한 나이...
내 나이가 나를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는지!
나는 지금 내 나이가 참 좋다.
해본 일보다 해보고 싶은 일들이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