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뒷담화의 대상이 다름 아닌
바로 나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도 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땐 너무 화가 나서
몸 둘 바를 모를 것이다.
그렇게 자신에 대한 뒷담화로 상처받은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차라리 앞담화를 하지. 그게 더 솔직한 거 아닌가요?
뒤에서 호박씨 까는 건 비겁해요."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프랑스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는
"우리가 상대방의 등 뒤에서 쑥덕대는 말을
그의 면전에 대고 직접 한다면 이 사회는 도저히
유지되지 못할 것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너는 너무 입이 가벼워 보여",
성격이 그 모양이니 저 모양이지",
"나는 네 가 못생겨서 싫어"
라는 말을 직접 듣게 되면 기분이 어떨까?
처음에야 애써 쿨하게 받아들이는 척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내 그게 아니라고 해명하고 싶은 마음과
'네가 뭔데 나를 함부로 판단해?,
어떻게 그딴 말 을 할 수 있지?
하면서 부글부글 끓어올라 밤잠을 설치게 될지도 모른 다. 폭력 사건이 안 일어나면 차라리 다행이다.
이에 대해 법륜 스님은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는데
‘앞담화를 안 하고 뒷담화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즉,
남이 뒷담화를 안 하는 게 제일 좋지만
앞담화하는 것보다는 뒷담화를 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의미다.
이에 질문자가
저 사람이 내 뒷담화 해 놓고 어떻게
내 앞에서 웃을 수 있지?
라는 생각 때문에 괴롭다고 하자
법륜 스님은 빙긋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그럼 상대가 뒷담화도 하고 내 앞에 와서 인상도 쓰면 좋겠어요? 아니면 뒷담화를 했더라도 내 앞에서는 웃어주는 게 좋겠어요?"
나 역시 친하게 지내는 동료에게서 선생님이
상처받을까 봐 자세히 이야기는 안 하겠지만'이라며
다른 동료가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 들은 적이 있다.
그 첫 말에 이미 나는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당장 그 동료를 찾아가 도대체
나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들어서 뒷 담화를 했는지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내 성격이?
아니면 내 업 무 스타일이?
아니면 그때?
아니면 언제? 마음이 답답했다.
하지만 물어본다고 한들 어쩌겠는가.
그 사람은 일절 나에게 티를 내지 않았고
어차피 친절했다.
그리고 추궁해봤자 그런 적 없다고 잡아뗄 것 같았다.
게다가 그 사람은 이미 주변 사람들에게
남 험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은 터였다.
이에 나 역시 그 사람에게 일절 티 내지 않았고
여전히 친절히 대했다.
‘그저 나 때문에 조금 불편했나 보다' 하고 넘겼다.
서로 솔직하지는 않았으나
적당히 지내는 관계로서의 예의는 지킨 것이다.
마지막으로,
살면서 자신과 친한 사람을 뒷담화하는
현장에 있을 때 가 있다.
이럴 때는 참 난처하다.
동조를 하자니 평상시 친분이 있고,
반박을 하자니 지금 여기 있는 사람과의 관계도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럴때는 화장실을 간다고 하며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그것도 안 된다면"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핵심은 ' 네 입장에서는'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당사자에게 뒷담화 내용을 전달하지 않는 데 있다.
뒷담화를 전달해주는게 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 만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가 좋은 결과가 나오는 꼴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반대로 뒷담화를 전달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당사자에게 직접 하지 못하는 말을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하고 싶은 건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경우는 정말 순수한 의도라 할지라도
결국 '내 입은 깨끗하게, 네 입은 더럽게',
'난 가만히 있을 테니 너희 둘이 피 묻혀라'라는 식으로 상황을 만드는 셈이 된다.
심지어 전해주는 말을 듣고
당사자가 화가 나 따지려고 들면
'네가 이러면 내 입장이 난처해진다.‘라며
말리기까지 한다.
어째 조금 비접해 보이지 않는가.
게다가 괜히 말을 전달해서
둘 사이를 이간질했다는 오해를 사기 싫으면
자기가 들은 뒷담화는 그냥 그 자리에서 덮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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